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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약물이 작용하는 곳에 도착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약물을 투여하는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실험실에서 동물들을 대상으로 가장 많이 행해지는 방법은 주사(injection)입니다. 약물을 용매에 녹여서 피하주사기(hypodermic needle)를 통해 주입하는 방법입니다.

 

가장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IV injection(intravenous injection;정맥내 주사)입니다.

말 그대로 정맥 안에 주사하는 것으로, 약물이 혈액으로 즉시 들어가기 때문에 몇 초 후면 뇌로 도착할 수 있습니다. IV injection의 단점이라면 한번에 투여하는 약물 전체가 바로 혈액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시행하기 어렵고, 다른 방법들보다 신경 쓸 부분이 많아진다는 점입니다. 만약 어떤 동물이 특히나 그 약물에 민감하다면, 그 약물과 반대 효과를 가진 약물을 주입할 필요도 있습니다.

 

정맥에 주사하는 방법만큼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그보다 쉽고, 효과가 빠른(정맥내 주사만큼은 아니지만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IP injection(intraperitoneal injection;복강내 주사)입니다. 복강(peritoneal cavity)은 위, 소장, 대장, 간 등 배쪽에 위치한 여러 장기를 감싸고 있는 주머니(?) 비슷한 것입니다. 복강내 주사법은 작은 실험동물에게 많이 쓰는 약물 투여 방법입니다.

 

이 방법들보다 느린 방법으로 IM injection(intramuscular injection;근육내 주사)이 있습니다. 팔의 상부(upper arm;상완)나 넓적다리(thigh), 엉덩이(buttock) 등에 주사합니다. 약물은 그 근방의 근육들에 산소나 영양소를 공급하는 모세혈관을 통해 이동하게 됩니다. 이 방법을 통한 약물의 흡수 속도를 더 느리게 하고 싶을 때, 주사하는 약물에 에페드린(ephedrine;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의 흐름을 방해)이라는 물질과 섞어서 주사할 수 있습니다.

 

약물은 또한 피부 밑에 주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방법을 SC injection(subcutaneous injection;피하 주사)이라고 합니다. 이 방법은 적은 양의 약물이 투여되는 경우에만 쓸만 한 방법입니다. 많이 주사하게 되면 아프기 때문이지요.. 몇몇 지방에 용해되는 약물들이 식물성 기름에 녹은 상태로 주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약물 분자들은 며칠에 걸쳐서 천천히 흡수됩니다. 이보다 더 느리게 약물을 투여하려 한다면, 마른 알갱이(pellet)형태로 피부 밑에 심어놓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음은 주사가 아닌  소화기관을 이용하는 약물 투여 방법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Oral administration(경구투여)는 단어는 어렵지만 말 그대로 약물을 먹는 방법입니다. 이는 동물에게 쓰지 않고, 사람에게 주로 쓰는 방법인데, 동물들은 맛없는 것들을 잘 먹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몇몇 화학물질들은 위에서 위산에 의해 파괴되거나 소화 효소에 의해 소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 투여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호르몬의 한 종류인 인슐린(insulin)을 투여하려면, 이 방법보다는 주사를 놓는게 좋습니다.

 

Sublingual administration은 특정 약물을 혀 밑에 놓고 기다리는 방법입니다. 약물은 입을 이루는 점막 주변의 모세혈관으로 흡수됩니다. 이 방법역시 사람에게만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동물들은 혀 밑에 무언가를 두는 것을 못 참기 때문입니다. 협심증(angina pectoris)을 앓는 사람들에게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을 투여할 때 이 방법을 씁니다. 협심증은 관상동맥(coronary artery)에서의 혈액의 흐름이 방해받을 때 일어나는 통증을 동반한 병으로, 혈관을 느슨하게 해주는 니트로글리세린으로 치료합니다.

 

이렇게 약물은 입과 혀를 통해서 우리 몸으로 투여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합니다. 바로 직장(소화기관의 가장 끝)을 통해 약물을 투여하는 Intrarectal administration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경구투여했을 때 사람의 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투여할 때 사용합니다. 이 방법 역시 동물에게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일단 작은 동물의 경우, 투여하기도 어렵고, 일단 투여했다고 해도, 불안한 동물들은 배변을 자주 하기 때문에 약물이 언제 밖으로 나올 지 모릅니다. 그리고 큰 동물의 경우에는…. 다른 방법도 많은데 굳이 큰 동물의 직장에 약물을 투여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지금까지 소화기관을 통해 약물을 투여하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소화기관을 이용하지 않고도, 흔히 알고 있듯이 호흡기관을 통해서 약물을 투여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호흡기관을 통한 약물 투여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은 inhalation(흡입)입니다. 니코틴(nicotine)이나 코카인(cocaine), 마리화나(marijuana)등의 약물을 이런 식으로 투여할 수 있습니다. 폐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들도 이 방법으로 많이 투여합니다. 증기나 잘 정제된 가루의 형태로 들이마시는 것이지요. 마취가스 역시 흡입을 통해 약물을 투여하는 방법입니다. 폐에서 뇌로 가는 길이 매우 짧기 때문에 이 방법은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몇몇 약물은 topical administration(국소투여)를 통해 피부로 바로 흡수됩니다. 스테로이드 호르몬 종류나 니코틴(이 경우 금연을 위한 약물로 쓰입니다.) 등이 코의 점막으로 흡수됩니다. 염산코카인(cocaine hydrochloride)역시 코의 점막을 통해 흡수되는 것입니다. 이 경로는 매우 빠르게 뇌로 갈 수 있는 길입니다. 이 방법을 보통 insufflation이라고 합니다. 이 경로는 코의 점막으로 전해지는 것으로, 폐를 통한 흡수랑은 전혀 다릅니다. sniffing inhalation의 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약물을 투여하는데 정말 많은 방법이 있네요.

마지막으로 약물들이 뇌로 직접 투여되는 경우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우리가 투여하고자 하는 약물이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통과하지 못한다거나, 뇌의 특정한 부위에 적은 양의 약물을 투여해서 그 지역에 미치는 약물의 영향을 알고 싶을 때 뇌에 직접 적은 양의 약물을 투여하는 방법을 intracerebral administration이라고 합니다. 만약 뇌의 전체적인 부분에 약물이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다면, 약물을 뇌실(cerebral ventricle)에 주사하게 되는데, 이 방법을 intracerebroventricular administration(ICV administration)이라고 합니다. 사람에게는 잘 쓰지 않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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